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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유학 생활

주간기록|22.02.07~22.02.13| 엎어진 계획, 여름엔 호주 갈 수 있을까?

by 미스터리한 2022. 2. 13.

번복된 계획

구정 연휴가 시작되기 한 1주일 전쯤에 서호주 총리가 깜짝 발표를 하나 했었다. 2월 5일 다른 주들과 함께 국경 개방을 계획했던 서호주가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 오미크론으로 인해서 주경계 개방 계획을 연기시켰기 때문이다. 좋게 말해서 연기이지 사실상 계획 철회가 더 맞는 말인 것 같다. 다만 그 전 국경 봉쇄보다는 다소 완화되어서 의료, 법, 가족의 일과 같이 반드시 들어와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분적으로 허가해주기로 했다. 발표된 지 하루 정도만에 학교가 변경된 사항을 전달함과 동시에 정부와 협상 중이라는 말을 전달하였다. 그렇게 또 며칠이 흘러 발표가 거의 1주일이 되던 시점까지 아무 업데이트가 없었다. 이미 이 시점에서부터 2월에 호주에 들어가려던 계획을 마음속에서 차츰 정리했다. 주말이 오기 전에 비행기표를 6월로 바꾸고 예약해두었던 출국 전 PCR 검사도 취소하였다.

 

1주일이라는 시간

그렇게 마음을 접고 나서 신청해두었던 기숙사마저 정리하려고 했던 시기에 학교에서 또 하나의 메일이 왔다. 정부와 협상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마음 속으로는 아뿔싸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지레짐작으로 비행기 표를 빨리 바꿨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메일을 찬찬히 읽어보는데 내용은 좀 가관이었다. 메일을 받은 시점에서 약 1주일 안에 서호주 혹은 호주에 들어와야 된다는 것이다. 다시 고민이 생겼다. 이미 한국에서는 설날 연휴가 시작되어서 마음이 들뜬 것도 잠시 1주일 만에 호주로 떠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막상 엄청 가고 싶다가도 덜컥 빨리 들어오라고 하니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다. 무슨 빚쟁이에게 쫓기듯이 짐을 싸서 도망가는 사람도 아니고... 우선은 비행기표를 알아보고 PCR 검사를 받을 방법을 찾아봤는데, 다행히 이런 시국에 1주일 만에 갈 방법을 찾긴 했다. 이제 내가 결정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이번에 닫히면 또 언제 열릴지 확답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나는 포기했다. 1주일 만에 짐을 싸서 가는 것도 아닌 거 같았지만 호주에 들어가면 바로 서호주로 못 가고 다른 주에 머물다가 가서 자가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마음 편하게

포기하면 마음이 편하다고 했던가 학교에서 메일을 받은 시점부터 약 3~4일은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았고 내 인생은 내 결정에 의해서 사는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뭔가 쉽게 덜컥 결정하기 힘들었다.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수업을 선호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들어갈까란 생각을 많이 했었지만 온라인 수업 또한 나름 장점이 많았기에 무리해서 가는 걸 포기했다. 구정 저녁즈음에 마음을 결정했는데, 결정하고 나니까 언제 그렇게 스트레스 받았냐는 듯이 마음이 너무 편해졌다. 아무튼 가끔은 계획대로 안 되는 것이 인생이다. 여름엔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서호주는 안 들여보내줘도 호주에는 들어가서 기다려볼까한다.